드디어 4주간의 2학기 실습이 끝났다. 1학기 실습이 6주로 훨씬 길었는데도 불구하고 2학기 실습은 체감상 참 힘들고 길게 느껴졌다. 실습은 내 동기가 A병원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해서 나도 A병원에서 좋은 경험을 할 거라는 보장이 없고 또 나한테 좋았던 병원이 다른 사람에게는 최악의 실습지가 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실습 병원도 궁합이 잘 맞아야 배우는 것도 많고 적극적으로 임하게 된다. 이렇게 길고 힘든 실습을 마쳤으니 이 글에서는 간호학과 3학년 2학기 실습에서 무엇을 했는지, 여전히 많은 나이에 간호학과 편입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는지 소감을 남겨본다.
간호학과 3학년 2학기 실습에 하는 일
실습 과목은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리 학교의 경우 3학년 2학기에는 3과목의 병원 실습이 있고 성인 실습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1주일 씩 진행됐다. 5일만 나가도 되니 이보다 더 감사할 수 없었다. 병원실습에서 학생이 하는 일은 거의 비슷하다. 어떤 병원을 가던지 행동거지를 늘 동일하게 하는 데 어떤 병원에서는 싫어라하고 어떤 병원에서는 학생들 열심히 한다며 칭찬해준다. 이런 이유로 병원과의 궁합도 중요하다고 한 것이다.
병원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환자의 활력징후 (혈압, 체온, 맥박, 호흡, 산소포화도), 혈당 체크를 주로 하고 그 외에는 간호사들을 따라다니며 간호사들이 환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어떤 처치를 어떻게 적용하는지 등등을 관찰하고 공부한다. 학생이 적극적으로 따라다녀야 좋아하는 병원이 있고 따라다니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병원도 있다.
또 다른 활동으로는 간호사의 감독하에 약물 믹스하는 것, 시린지에 약물 재는 것을 직접 해본다. 의외로 앰플, 바이알, 시린지, 수액팩 등등을 다루는 것이 쉽지 않다. 여러번, 자주 하면서 손에 익히는 수밖에는 없다. 이 외에도 EMR을 보면서 환자 상태에 따른 처방을 공부하고 왜 이런 처방이 나왔는지 학습하며 처방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계획도 세워본다. 어떤 병원은 학생이 EMR 보면서 공부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을 좋아하는데 어떤 병원은 EMR을 오래 보고 있으면 싫어하는 병원도 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병동 분위기를 보고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30대에 간호학과 편입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는지
간호학과는 고등학교의 연장선 같다. 일정이 타이트하고 그와중에 과제도 많아서 그냥 다니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다 한 번씩 궁합이 맞지 않는 병원에 실습을 나가서 정신이 탈탈 털리면 말라 빠진 건조 오징어가 된 것 처럼 허탈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간호학과에 편입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내가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한 것은 학과 과정이 힘들어서도, 실습이 힘들어서도, 실습에서 나보다 한참 어린 간호사들이 하대해서도 아니다.
간호학과 편입생,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요즘 싱숭생숭하고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간호학과 편입 전형에 합격해서 공부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이 모든 것을 예상하고 계획에도 넣어두었는데 나는 자꾸만 금전적으로 뒤쳐지는 것 같아서 무섭다. 한참 돈을 벌어야할 시기에 수입은 전무하고, 공부한답시고 돈을 쓰기만 하고 있어서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이다. 이 이유를 제외하고 학교, 공부, 실습의 어려움, 시험 등에 관련된 것들은 후회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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