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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학습

외국어 학습 기록 시작_영어 잘하는 방법 Intro

by 천천히 걸어볼까 2018. 2. 5.

 

나는 영어를 참 싫어했다. 영어를 못하니까 싫어했겠지. 영어시간에 선생님이 설명을 하시면 하나라도 이해 해볼까 싶어서 온 에너지를 끌어모아 집중하고 있어도 당최 그 문법들이 이해가지 않았다. 제일 싫어했던 부분은 수동태, 각종 완료구문, 가정법. 그렇다고 다른 문법파트를 100% 이해했냐 하면 또 그건 아님. ㅋㅋ 그래서 나는 영어는 내길이 아닌갑다. 내 모국어인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는데 영어는 애초에 글렀구나 하고 자포자기. 영어시간에도 뒤에 앉아서 수학 문제집을 풀었고 야자할 때도 영어는 한 번 거들떠 보지 않았다. 그래도 내신은 잘 나왔던 이유는 영어 교과서를 달달 외워서 시험 봤으니까. 원리를 모른채 외워서 시험을 보니 시험이 끝나고 나면 모든 영어 문장은 사요나라~ 다시 기억해봐야 어디다 써요? 나는 철저하게 내신형인간이었다.

 

 

내신형 인간으로 살아남은 나는 힘겹게 수능을 치르고 대학생이 된 후, 영어는 두번 다시 보지 않아도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영어로 쏼라쏼라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이 그리 멋져보일 수 없었고, 나는 너무나도 해외에 나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울면서 다시 영어공부 시작. 그땐 왜 토익만 공부하면 영어로 말도 잘하게 될거라 믿었는지... 그렇게 몇달을 허송세월하다 문법이해에 또 다시 실패하고, 난 안되나보다 포기하려던 차에 마지막으로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어느날 나는 자주가던 동네 서점에 죽치고 앉아서 당시 유명하다고 하는 영어공부법 책들을 차근차근 읽었다. 문제집이 아니라 에세이 형식으로된 영어학습법 책들을 소설책 읽듯 차근차근 읽었는데 대여섯권 쯤 읽었을까. 이 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바를 찾았다. 바로 모국어를 습득할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법을 알아야 영어가 들리고 말도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은 접근방식에 나는 마음이 설렜다. 그때 읽었던 책들이 죄다 문법이야기를 했다면 나는 그때 진심으로 영어를 포기했을 듯...

그날 서점에 죽치고 앉아서 읽었던 책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영포행-영어를 포기하면 행복해진다- 라는 제목의 책을 사들고 와서 차분히 정독하고 책에서 말하는 학습 준비물을 장전. 민병철 생활영어 한세트를 구매했다. 지금은 MP3면 다 되는데 그때는 무려 카세트 테입... 나 그래도 밀레니얼 세대_Millennials에 들어가는데 카세트 테이프라고 하니 매우 웃김... 깔깔... 추억의 카세트 테이프. 워크맨 이야기까지 하면 난 완전 할머니 느낌인가... :-p

 

 

암튼 그렇게 약 40분 분량의 컨텐츠가 들어있는 테이프 5개와 스크립트로 이루어진 책 한권이 시작었다. 학습방법은 심플했는데 이 테이프에 나오는 다이얼로그를 듣고 그 말을 똑같이 따라 읽는게 전부였다. 쉬워보이지만 이 것을 실행에 옮겨본 자 만이 이 방법이 얼마나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인지를 논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한 번 따라 읽었으니 끝! 이 아니고 옆구리를 쿡 찌르면 입에서 술술 나올 정도로 연습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장을 외우는 것과는 많이 다른데, 테이프를 들으며 소리를 따라한다는 것은 그 소리가 머리와 몸에 체화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머리가 외운 문장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기억한다고 해야할까. 실제로 소리없이 문장만 외우려고 했을 때는 입으로 내뱉는데 상당히 오랜시간이 걸렸고 자연스럽게 말한다는 느낌보다는 외운것을 기억해서 말한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유창성도 현저히 떨어졌다. 반면에 소리를 듣고 그 소리를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을 때는 그 소리가 자연스럽게 떠올라 머리로 애쓰지 않아도 입으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나는 그때 학습했던 문장들을 소리로 기억했고 입으로 수 없이 따라 말해봤기 때문에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문장들을 다 기억하고 말로 내 뱉을 수 있다. 

 

 

이런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내어 내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6개월을 진행했다. 집에서 심심하면 테이프를 틀어놓고 따라 말했고 등하교 할 때도 이어폰을 끼고 계속 따라말했다. 밤에 자기전에도 테이프를 듣고 따라말하기를 하며 잠들었고 연습이 거듭될수록 좋아지는 내 발음에 신이나서 더 열심히 했다. 그런데 진짜 신기한 현상은 그렇게 이해가 안가던 문법이 이해가 가기 시작한 것이었는데 이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죽어라 손에 안잡히던 문법들이 단지 테이프를 듣고 따라 말했을 뿐인데 어느날 갑자기 이해가 되는 신기한 일을 경험하고는 나는 이 학습방법을 더욱 맹신, 지금 돌이켜보면 이 방법이 내 인생의 방향을 약 90도 정도는 돌려놓았다고 확신한다. 

 

 

지금은 외국계회사에서 영어로 업무를 본다. 그런데 이게 또 회사에서 쓰는 영어만 쓰다보니 할 줄 아는말 말만 계속하고 돌발상황이 생기면 대처능력 현저히 떨어짐... 늙었다... 단어도 기억안나고 혀도 자꾸 꼬이고... 더군다나 직장인의 피곤함을 핑계로 공부를 하지 않으니 영어는 점점 바닥을 침. 총체적 난국.  그리하여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함과 동시에 꾸준함이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에 거창하게 블로그에 카테고리까지 만들어 학습일지를 기록해보려한다. 혹시 이 글을 보고 동참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환영합니다!

 

학습방법은 예전의 그것과 다름이 없다. 다만 소스를 미드 프렌즈로 할 계획. Friends. 하루에 한 에피소드를 입에 체화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경험상 어려운 일임을 알고 있다. 문장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기억하고 똑같이 성대모사 하는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찬찬히 시작하면서 페이스 조절을 해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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