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3학년 2학기가 끝났다. 3학년 1학기가 무척 힘들어서 앞으로 계속 이런 스케줄이면 학교를 포기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후 지도 교수님과 면담 시 교수님 왈, 힘든 것은 다 지나갔다고, 점점 나아질 거라 하시기도 했고 여름방학을 보내고 오니 조금은 회복된 것 같아 야심 차게 3학년 2학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야심이 짜증과 불만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3학년 2학기는 어땠니
실습으로 시작한 3학년 2학기는 정말 힘들었다. 특히 1주 실습인데 2주 분량의 과제가 그대로 주어져서 실습하고 집에 와서 과제하느라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겨우 3시간 남짓이었다. 중간에 브레이크 기간이 없었다면 정말 그대로 포기하고 말 지경이었다. 그렇게 4주간의 힘겨운 실습을 견디고 10월에 시작된 이론 수업은 1학기에 비하면 사실 그다지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 스케줄이었는데 심리적으로 무척 힘들었는지 지금까지 한 번도 과제물 제출일을 넘겨본 적이 없었는데 두 건의 과제를 이틀이나 늦게 제출했다.
3학년 2학기 시간표는
전국의 모든 간호학과의 스케줄이 같은 것은 아니다. 4년 동안 운영하는 과목은 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되지만 학년별 진행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내가 지금부터 작성할 내용이 모든 학교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미리 알려둔다.
3학년 2학기 과목은 모성실습 1주, 아동실습 1주, 성인실습 2주로 총 4주 실습에 이론은 모성3, 아동3, 성인3, 노인, 정신1, 지역사회1, 간호관리1, 총 16학점 이었다. 아니 정리하고 보니까 16학점 밖에 안되는데 나는 왜 그렇게 힘들었던 것일까? 이 일에 대한 내 흥미와 열정이 여기까지인가 싶은 마음이 들 만큼 3학년 2학기 동안 벌어진 모든 일들이 몹시 힘겨웠다.
결국 성적을 포기
성적을 포기했다고 하니 여태껏 대단한 성적을 받아온 것인가 생각할 수 있겠으나 과탑 성적은 아니다. 어린 친구들 보다 체력이 부족하고 머리 돌아가는 속도도 느리니 내 전략은 중요한 과목은 A+,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과목은 B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만 유지하는 것이었다. 지난 3개 학기는 이 전략이 꽤 괜찮았는데 이번 학기에는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만큼 몸이 힘들기도 했고 마음이 붕 떠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에는 재시험만 걸리지 말자는 마음이 시작됐다.
"재시험만 걸리지 말자"가 왜 나쁘냐면
라때는 시험보고 성적이 아무리 나빠도 재시험이라는 것이 없었다. 시험을 못 보면 그대로 D, F를 받던지 간에 뒷 일은 내가 감당하면 되니까. 물론 지금도 그렇다. 공부를 안 해서 시험을 못 보면 그대로 감당하면 된다. 다만 간호학과는 인증 기준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런지 시험을 너무 못 보면 재시를 보게 된다. 친한 동기 중 하나가 학교만 졸업하고 면허만 따면 된다는 마음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거의 매 학기 재시에 걸리는 데 그 친구에 의하면 방학 중에 학교에 나와 재시를 본다고 한다. 아니 방학 때 학교를 나가는 게 말이 되냐고... 게다가 재시에 걸리는 학생은 소수여서 교수님 뇌리에 박히기 십상이란다. 이런 걸로 교수님의 주목을 받고 싶지 않음. 그렇지 않아도 나이 많은 학생이라서 눈에 띄는데 성적까지 너무 나쁘면 (재시 볼 정도면 거의 낙제다) 자존심이 허락지 않지. (나이 먹고 괜한데 자존심 쓴다. ㅋㅋㅋㅋ)
사진
30대 후반 간호학과 편입생 3학년 2학기가 끝났다
3학년 2학기가 드디어 끝났다. 이번학기에 나는 전에 없던 근시를 겪었다. 가까운 것을 보다가 멀리 있는 것을 보면 복시현상이 나타났다. 노안이 올 때는 아닌데 갑자기 왜이러나 삶이 너무 피곤한가.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종강하면 제일 먼저 안과 검진을 받으려고 했는데 종강 후 일주일 동안은 너무 피곤해서 하루 10시간씩 잤더니 복시 현상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역시 너무 피곤했던 것이었다. 다음 학기는 실습 때문에 2월에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무서워지는 것이다.
30대 후반의 간호학과 편입생활 이야기는 계속된다.
--
댓글